검색결과28건
산업

성과급 불만 삼성, 노조원 2배 껑충...이재용 '민심 달래기' 카드는

삼성그룹에서 노동조합 가입 바람이 거세다. 삼성전자 직원들의 게시판에는 ‘노조 가입 완료’를 뜻하는 ‘노가완’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이에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부당합병 재판에서 무죄를 선고받아 일단 ‘사법리스크’에서 벗어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노조를 달래기 위해 어떤 카드를 꺼낼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성과급 불만, 노조 확대 도화선14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의 디바이스솔루션(DS) 직원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삼성전자의 DS 부문 직원들은 반도체 업황 악화와 실전 부진에 따라 올해 성과급 지급률이 연봉의 0%로 책정됐다. 지난해만 해도 초과이익성과급(OPI) 지급률이 연봉의 50%에 달했는데 올해는 ‘빈 봉투’를 받게 된 것이다. 매년 OPI로 연봉의 50% 수준을 받아왔던 직원들로서는 불만이 가득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다른 부서 직원들이 쏠쏠한 성과급을 챙기고 있다는 점에서도 비교가 됐다. 특히 스마트폰 사업을 담당하는 모바일경험(MX) 사업부의 경우 OPI가 연봉 50%로 책정됐다. MX 사업부는 성과급이 지난해 연봉 37%에서 올해 50%로 상승했다. 성과급 불만으로 삼성전자 노조 중 최대 규모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이하 전삼노)의 조합원은 급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지난해 말 9000명 수준이었는데 2개월 만에 2배 수준으로 늘어났다. 전삼노에 따르면 14일 오전 6시 기준으로 1만7516명의 조합원 가입이 완료됐다. 작년 12월 말 성과급 예상 지급률이 공지된 뒤 조합원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다. 올해 1월 31일 삼성전자 임직원의 소통창구인 ‘위톡’을 통해 전삼노는 DS 부문장인 경계현 사장에게 격려금 200% 지급 등을 요청했다. 경계현 사장은 “성과급을 주고 싶지만 그렇지 못해 가슴이 아프다”며 사실상 거절한 날을 기점으로 조합원 증가 속도에 불이 붙고 있다. 지난 5일 기준으로 1만6600여명 수준이었는데 설 연휴 기간에 1000명 정도가 더 늘어났다. 경쟁사인 SK하이닉스의 결이 다른 행보도 삼성전자 조합원들을 자극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한파로 대규모 적자가 발생했음에도 구성원에게 1인당 자사주 15주와 격려금 200만원 지급을 결정했다. 여기에 생산성 격려금(PI)으로 기본급 50%를 주기로 했다. 삼성전자는 반도체 불황으로 DS 부문 연간 적자가 15조원에 육박하면서 손실 규모가 더 컸지만 그동안 쌓아 놓은 이익금 역시 적지 않은 게 사실이다. 전삼노의 한 노조원은 “조합원이 거의 2만명이 됐다. 저번처럼 이재용 회장 집앞 농성이나 트럭 시위 같을 것을 고려해야 한다”며 불만을 토로했다. 다른 노조원은 “업황이 불황일 때 세이브해 놓은 자본으로 성과급 지급을 약속했는데 지켜지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삼성전자 관계자는 “축적된 자본으로 지급하자는 얘기도 나왔지만 우선 회사의 사정이 여의치 않은 상황”이라며 “성과급 지급은 이미 마무리된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무노조 경영 포기했지만 노조와 소통 카드 ‘글쎄’ 무노조 경영을 이어왔던 삼성그룹은 지난 2020년 5월에 노선 변경을 선언했다. 당시 이재용 회장은 “이제 더 이상 삼성에서는 ‘무노조 경영’이라는 말이 나오지 않도록 하겠다”며 “노사관계 법령을 철저히 준사하고 노동 3권을 확실히 보장하겠다”고 말했다. 그렇지만 삼성그룹 노조연대는 ‘무노조 경영 폐기 약속은 사기극’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삼성그룹이 재계 1위지만 여전히 ‘민심 달래기’는 부족하다는 평가다. 새로운 노조가 계속해서 생겨나고 있다는 점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최근 삼성전자 DX 노조, 삼성디스플레이 열린노조, 삼성화재 리본노조, 삼성바이오로직스 상생노조 등 삼성 계열사 4개 노동조합이 ‘삼성그룹 초기업 노동조합’을 출범시키기도 했다. 여기에 삼성의 11개 계열사 노조가 참여하는 전국금속노동조합연맹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2021년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SK하이닉스 노조의 민심을 달래기 위해 30억원 이상의 연봉을 반납하는 등 ‘작은 성의’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이재용 회장은 노조를 달래기 위해 어떤 움직임도 보이지 않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이재용 회장이 무보수이기 때문에 연봉 반납은 해당되지 않는다. 노조연대가 원하는 소통도 사실상 힘들 것”이라며 “책임 경영 강화를 위한 등기임원 복귀 정도가 이재용 회장이 할 수 있는 액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사법리스크’에서 일단 풀려난 이 회장이 내달 3월 주총에서 등기임원에 복귀할 것인지 여부가 관심사다. 그렇지만 등기임원에 복귀한다고 해도 민심을 달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노조연대는 “무노조경영 포기 선언이라는 용단 있는 결정을 했던 이재용 회장이 한 번쯤은 용기 내어 노조 대표와 만나 노사 상생을 위한 합리적 제안을 경청해 주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4.02.15 07:01
연예일반

35도 폭염도 못 막은 록 스피릿 ‘2023 인천펜타포트락페스티벌’

최고 기온 35도를 넘나드는 무더위도 록 스피릿을 막을 수는 없었다.‘2023 인천펜타포트락페스티벌’이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사흘간 인천시 연수구 송도달빛축제공원에서 개최됐다.‘펜타포트락페스티벌’은 지난 2006년 첫 회를 시작으로 18년째 정통 록페스티벌의 정체성을 이어오며 매년 국내외에서 많은 팬이 찾는 대한민국 대표 음악 페스티벌로 자리 잡았다. 딥퍼플, 뮤즈, 스트록스, 들국화, 서태지 등 1200팀 이상을 무대에 올렸으며 약 100만 명의 누적 관객을 동원했다.팬데믹 시기였던 지난 2021년에는 비대면으로 개최됐으나 지난해 대면으로 개최했을 당시 약 13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최다 관객수를 기록했다. 하늘길이 자유로워진 올해는 약 15만 명이 ‘펜타포트락페스티벌’을 찾을 것으로 예상돼 작년의 흥행 기록을 경신할 거라는 전망도 나왔다.◇ 17년만 돌아온 스트록스…화려한 라인업‘2023 인천펜타포트락페스티벌’의 화려한 라인업은 한여름 더위에 불을 지폈다. 올해의 가장 큰 이슈는 지난 2006년 첫 회의 헤드라이너로 출연했던 밴드 스트록스가 17년 만에 내한 공연을 한다는 것이었다. 또한 지난 2008년 당시 헤드라이너로 출연했던 밴드 엘레가든, 한국 록의 전설인 김창완 밴드도 각각 4일과 6일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올랐다.5일 오후 9시가 넘어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오른 더 스트록스는 앙코르곡까지 총 14곡을 열창하며 흥으로 무장한 특유의 록 사운드를 들려줬다. 특히 보컬 줄리안 카사블랑카스는 첫 곡을 마친 후 “감사합니데이” 등 미리 연습한 한국어로 사투리를 구사하며 국내 팬들의 마음을 다시 한번 사로잡았다.그런가 하면 더위가 기승을 부릴 오후 2시 이후 메인 무대에 오른 설, 메써드, 너드 커넥션 등은 강렬한 록 음악으로 폭염에 맞섰다. 관객 역시 이들의 음악과 퍼포먼스에 열광하며 뜨거운 함성을 쏟아냈다.◇ 장갑차까지 등장…안전사고 예방 총력‘2023 인천펜타포트락페스티벌’이 개최됐던 인천의 체감온도는 35도에 달했다. 가만히 서 있어도 땀이 흐르고 숨이 막히는 날씨였다. 이에 주최 측은 관객의 안전사고 예방에 더욱 힘을 썼다.현장에는 관객의 안전을 위해 송도소방서 대원 80명, 의용소방대 40명 등이 안전한 축제를 위해 대기했다. 또한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현장 곳곳에는 여러 형태의 그늘막이 마련됐으며 이동식 에어컨, 선풍기 형태의 안개 분사기도 설치됐다. 컨테이너로 만든 ‘쿨존 쉼터’도 지난해 6개에서 올해 12개로 늘렸다.그런가 하면 최근 다중밀집지역에서 칼부림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고 있는 가운데, ‘2023 인천펜타포트락페스티벌’에서 흉기 난동을 벌이겠다는 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이에 주최 측은 금속 탐지기를 설치하는가 하면 입장 관객 대상으로 소지품 검사도 진행했다. 현장에는 경찰특공대, 폭발물처리반(EOD), 장갑차 등을 배치해 안전 관리에 집중했다.◇ 많은 사람만큼 치열한 ‘밥케팅’…그중 제일은 ‘김말국’‘펜타포트락페스티벌’이 대한민국 대표 음악페스티벌인 만큼 많은 사람이 몰리는 것은 이미 예상할 수 있는 일이었다. 이에 현장에서 먹을 음식을 사전에 예약하는 시스템 역시 개최 전부터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그러나 수요에 비해 부족한 사전 예약 물량에 ‘밥케팅’(밥+티케팅)이라는 단어까지 등장했다.이 가운데 “펜타포트에서 남은 건 김말국과 자우림”, “펜타포트 고소한다. 김말국 못 먹었다” 등의 후기가 올라올 정도로 매년 라인업만큼 화제를 모았던 김말국(김치말이국수)은 올해도 핫한 메뉴였다. 이 역시 사전 예약을 받았으나, 턱없이 적은 물량에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양도를 구한다는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일각에서는 공연 티켓을 웃돈 주고 사는 것처럼 음식에도 플미(프리미엄의 줄임말)가 붙을까 걱정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불볕더위를 조금이나마 가시게 하기 위해 양도길에 오르는 이들이 있지만, 음식까지 웃돈을 주고 사는 문화가 정착되지 않게 주최 측에서 대안을 마련해달라는 의견도 제시됐다.이세빈 기자 sebi0525@edaily.co.kr 2023.08.07 05:20
프로야구

[IS 포커스] 공포 커진 칼부림 사건, 긴장하는 프로 스포츠

불특정 다수를 향한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잇따라 발생하며 시민들의 불안이 높아진 가운데 리그가 진행 중인 한국야구위원회(KBO)와 한국프로축구연맹(K리그)이 대응책을 고심하고 있다.지난달 21일 서울 관악구 신림역 4번 출구 인근에서 '묻지마 칼부림' 사건이 발생해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인 지난 3일에는 경기 성남시 분당구 수인분당선 서현역 인근에서 칼부림 사건이 재차 발생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살인을 예고하는 협박 글이 올라와 모방 범죄 우려가 큰 상황이다. 하루에 최소 수천 명이 몰리는 경기장 관리에도 비상이 걸렸다.칼부림 협박 글 올라온 야구5일 대구 LG 트윈스-삼성 라이온즈전은 긴장 상태에서 치러졌다. 오후 3시39분쯤 KBO 애플리케이션에 '오늘 대구야구장에서 수십 명을 칼로 찔러 죽일 거다. 각오해라'라는 글이 게시돼 대구경찰청 사이버수사대에서 게시자를 추적했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야구장에는 특공대와 기동대를 비롯한 200여 명의 경찰 인력이 배치됐고, 김수영 대구경찰청장이 현장에서 상황을 지휘했다.삼성 관계자는 "수성경찰서에 내용이 접수됐다. 수성경찰서가 '경기를 취소해야 하는 거 아니냐'라고 KBO에 문의했는데, '취소할 정도는 아니다'라는 답을 전했다"고 말했다. 경기는 예정대로 치러졌고 야구장을 찾은 1만5879명의 팬도 큰 불상사 없이 귀가했다. 그렇다고 긴장을 놓을 수 없다. 5일 기준 올 시즌 KBO리그 경기당 평균 관중은 1만1038명. 워낙 많은 사람이 방문하는 만큼 각종 사건·사고에 노출될 가능성도 그만큼 크다. 지난해 8월에는 서울 잠실구장에 폭탄 테러를 하겠다는 예고 글이 올라와 구단 관계자와 선수 등이 대피하고 경찰이 출동하는 소동이 벌어지기도 했다.KBO는 지난 4일 각 구단에 관객 입장 시 보안 검색 강화, 안전 인력 추가 배치, 경찰서와 소방서 등 유관 기관과의 협력 강화 등 범죄에 대한 철저한 대비 및 전반적인 경기장 안전 관리 강화 요청 공문을 발송했다. 이에 따라 5일 경기에 앞서 각 구단이 자체 보안 인력을 증원 배치했다는 게 KBO의 설명이다. 하지만 경기당 많은 팬이 입장하는 만큼 현행 자체 보안 인력으로는 통제가 쉽지 않다는 지적도 따른다. KBO는 "구장 입장 시 금속 탐지기를 이용한 보안 검색 강화, 안전 인력 추가 배치, 유관 기관과의 협력 강화 등 관객들의 안전 보장을 위해 필요한 모든 조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일정 재개 뒤 긴장하는 축구긴장하는 건 K리그도 마찬가지다. 휴식기를 마치고 지난주 금요일(4일)부터 일정을 재개한 K리그 구단들은 사뭇 다른 분위기 속에서 경기를 준비했다. 4일과 5일 각각 홈경기를 치른 FC서울과 수원 삼성 등은 팬들에게 안내 문자나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강화된 소지품 검사 등을 안내했다. 대구FC와 전북 현대를 비롯한 다른 구단들도 관련 인력을 늘리거나 검사를 더 강화했다. 휴식기 뒤 홈경기를 치르지 않은 구단들도 대책을 세우느라 분주하다. 한 구단 관계자는 "요즘 사회적인 분위기 때문에 경기장 안전 관련 문의 전화를 많이 받고 있다.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이 몰리는 장소인 만큼 팬들도, 구단도 민감할 수밖에 없다. 무더운 날씨 속 입장 시간이 오래 걸린다는 점이 안타깝지만, 예측 자체가 불가능한 범죄인 데다 무엇보다 관중들의 안전이 최우선인 만큼 철저하게 검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라고 말했다.지난 주말 각 경기장에선 관중 입장 시 직원들이 가방 등의 소지품을 직접 손으로 확인했다. 혹시 모를 흉기 반입을 막기 위한 조처였다. 그런데 같은 경기장의 출입 게이트마다 소지품 검사를 다르게 하거나 형식적인 수준에 그친 경기장도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있다. 프로축구연맹은 대부분의 구단이 선제적으로 소지품 검사 강화 등 조치에 나선 데다, 위험 물품 반입 금지는 이미 규정에 명시된 사안인 만큼 별도 지침 등을 전달하진 않은 상태다. 연맹 관계자는 "각 구단이 안전 가이드라인을 더욱 철저하게 지키고 신경 써야 할 시기다. 연맹 차원에서도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밝혔다.배중현·김명석 기자 2023.08.07 05:01
스타

유아인은 ‘넥타이’를 지킬 수 있을까..★도 못피하는 공권력의 룰 [왓IS]

유아인은 넥타이를 지킬 수 있을까.유아인은 24일 오전 10시 30분 경 피의자 구속 전 피의자 심문(구속영장 실질심사)을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방법원에 출석했다. 이날 중앙지법 4번 출입문에 나타난 유아인은 검은색 정장을 차려 입고 넥타이까지 맨 모습이었다. 이날 유아인은 현장 취재진에 “혐의에 대해 상당 부분 인정하고 있다”고 답하면서도 지인 A씨의 도피 의혹에 대해서는 “도피시키는 그런 일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이날 법원은 유아인의 구속 수사 여부를 가릴 예정이다.유아인은 약 1시간 30분간의 소명을 마치고 이날 오후 12시 35분경 다시 서울중앙지법을 빠져나와 호송차량을 타고 유치장으로 이동했다. 취재진에는 “증거 인멸과 관련해선 (법관에) 사실과 다르다고 말씀 드렸다”고 말했다. 마약 투약 사실에 대해 후회하느냐는 질문에는 떨리는 목소리로 “후회하고 있다”고 답했다. 유아인의 구속 여부는 이르면 이날 밤늦게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통상 구속영장 실질심사는 1~2일 가량이 소요된다. 이에 유아인의 구속 여부는 빠르면 이날 밤, 늦어도 25일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통상 구속 영장 청구는 수사 마무리 시점에서 기소 직전에 이뤄지는 만큼,약 4개월간 이뤄진 유아인의 마약 수사가 마무리될 것으로 보인다.◇ 유아인이 맨 넥타이는 구치소 ‘회수 물품’만약 법원이 유아인의 신병 확보가 필요하다고 판단하게 되면 유아인은 곧바로 구치소로 수감 된다. 그렇게 되면 유아인은 이날 오전 착용한 넥타이를 가지고 구치소로 갈 수 없다. 구치소 규정상 넥타이는 ‘우선 회수 물품’이기 때문이다. 법원 소명 후 유치장으로 이동할 때는 유아인이 넥타이를 맬 수 있었지만, 만약 구속이 결정되면 구치소 규정에 따라 넥타이를 맬 수 없다.넥타이 외에도 구치소로 가져갈 수 없는 물품이 있다. 바로 금속 재질의 안경이다. 안경을 착용한 피의자는 테가 플라스틱으로 된 것만 구치소에서 소지할 수 있다. 또한 신발 역시 ‘끈이 없는’ 구두만 허용된다. 이날 유아인은 끈 없는 검은색 구두를 착용했다. ◇ 경찰 ‘코카인’ 실마리 밝혀낼까..쟁점은?유아인의 마약 투약 의혹의 시작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수사 의뢰였다. 지난해 식약처는 유아인이 비정상적으로 프로포폴을 많이 처방받은 이력을 확인하고 50여명과 함께 수사 의뢰한 바 있다. 이후 경찰은 프로포폴 투약 의혹으로 유아인 수사에 나왔으나, 수사 과정에서 그의 몸에서 마약 성분이 발견되며 마약 수사로 이어졌다. 지난 2월부터 본격적인 수사에 들어간 경찰은 유아인의 모발 등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해 그가 대마류, 코카인, 케타민 등 마약 5종류가 검출된 것을 발견했다. 유아인의 주거지와 그가 다닌 병원을 압수수색해 졸피뎀을 과다 투약한 사실도 밝혀졌다.하지만 유아인은 대마류 투약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코카인은 투약하지 않았다고 부인하고 있다. 프로포폴과 케타민, 졸피뎀은 의료 목적으로 처방받아 적법하게 투약했다는 게 유아인의 주장이다. 앞으로 재판에서는 유아인의 코카인 투약 사실을 밝혀내는 것이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그동안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를 지속하던 경찰이 유아인의 신병 확보에 나선 것은 유아인이 지속적으로 혐의를 부인하는 점이 작용됐다. 또 경찰은 유아인이 증거인멸을 시도하거나 지인을 해외로 도피시키려는 정황을 확인했다며 구속영장 신청 이유를 밝힌 바 있다.김혜선 기자 hyeseon@edaily.co.kr 2023.05.24 14:58
프로야구

[레인보우 리포트] 미국도 금속 배트 쓴다며?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믿기지 않는 3연속 1라운드 탈락을 맛본 후, 한국 야구계에서는 아마추어 야구에서 알루미늄 배트 사용을 부활시켜야 한다는 목소리가 연일 나오고 있다. 과연 그게 답일까? 만약 답이라면 금속 배트를 사용할 준비는 되었을까? 알루미늄 배트 규정, 핵심은 안전성한국 야구에서 알루미늄 배트가 주목받는 건 더 강한 타구를 만들 수 있어서다. 마침 야구 종주국인 미국은 학생 야구에서 알루미늄 배트를 사용한다고 한다. 그럼 알루미늄 배트가 미국의 강타자들을 키워낸걸까?아니다. 미국은 알루미늄 배트의 반발력을 경계한다. 지난 2022년 8월 미국 고교와 대학 야구에서 가장 인기가 많았던 알루미늄 배트 중 하나였던 배트 스팅어 미사일 2의 33/30 버전이 미국 고교와 대학 야구에서 퇴출당했다. NCAA(전미대학체육협회)는 스팅어 미사일 2 33/30에 대한 임의 성능 검사를 진행한 결과 규정 위반을 발견했고, 이에 따라 이 배트의 사용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NFHS(미국고등학교체육연맹) 역시 곧바로 이 배트의 사용을 금지했다. 이 배트의 인기를 고려할 때, 두 단체는 상당히 파격적인 결정을 내렸다. 대체 왜 미국 아마추어 야구계는 이 배트를 사용할 수 없도록 만들었을까.NFHS 규정 2조의 d는 “하나의 목재로 만들어지지 않은 배트는 BBCOR(반발계수) 규정을 준수해야 한다”고 설명한다. 즉, 알루미늄 배트나 알루미늄에 카본을 합성한 컴포짓 배트는 BBCOR 규정을 통과해야 사용할 수 있다.BBCOR이란 무엇일까. BBCOR은 NCAA가 고안한 배트 반발력 계수다. 날아오는 공이 배트에 맞고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상실하는지 측정한 수치다. 2010년대 초반, NCAA와 NHFS는 선수들이 BBCOR 인증을 통과한 배트만 사용할 수 있도록 규칙을 개정했다. 그렇다면 미국은 왜 BBCOR이라는 제도를 도입했을까? 목적은 단 하나, 선수들의 안전을 위해서다. 미국에 배트 규제가 도입되기 전, 배트 제조사들은 다각도로 금속을 연구해 세계 최강의 배트들을 만들어냈다. 이는 당연히 타고투저 현상으로 이어졌으며, 동시에 타구를 제대로 처리하지 못해 다치는 선수들도 늘어났다. 이에 비목재 배트 규제에 대한 목소리가 커졌고, 그 결과 2000년대 초반 타구 속도를 기반으로 배트를 규제하는 BESR(Ball Exit Speed Ratio)이 등장했다.그러나 BESR은 10년도 채 버티지 못했다. 오로지 타구 속도만 계산한 BESR 인증 배트는 미규제 배트만큼 강하진 않았지만, 여전히 힘이 실린 타구를 계속 생산했다. 특히 배트 끝에 맞아도 힘이 실렸기에 여전히 나무 배트와 다른 차원의 타구를 만들어냈다. 여기에 2000년대 초반 자리 잡기 시작한 컴포짓 배트의 특성이 문제를 더했다. 컴포짓 배트의 주 재료인 카본 섬유는 충격을 받을수록 강해지는 성질이 있다. 그로 인해 신상품 배트를 가지고 검사를 받을 때와 사용을 통해 ‘길들여진’ 배트와의 성능 차이가 크게 났다. NCAA와 NFHS는 결국 2010년 BESR 인증을 받은 컴포짓 배트를 모두 금지했고, 미국 아마추어 야구계에서 나무 배트에 근접한 비목재 배트를 만들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나왔다.그 결과 만들어진 게 BBCOR이다. BBCOR의 핵심은 ‘비목재 배트가 프로 선수들이 사용하는 나무 배트와 비슷한 성능을 갖도록 규정하는 것’이다. 실제로 BBCOR 인증 배트로 만든 타구는 BESR 인증 배트로 만든 타구보다 속도가 5% 느렸다. 또 BBCOR 인증 배트의 스위트 스폿 크기도 BESR 인증 배트보다 2인치가량 작았다. 이처럼 BBCOR 규제는 지난 20년 동안 미국 아마추어 야구계가 학생 선수들이 안전하게 공놀이를 할 수 있도록 오랫동안 고민한 끝에 만들어 낸 결과다. 한국도 알루미늄 배트가 필요하다한국도 배트 규제가 있다. 미국의 또 다른 배트 규제인 USSSA의 BPF(Bat Performance Factor) 방식에 기반한 KBN 1.21이다. 16세 이하 및 동호인부 배트 규제로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가 직접 관리하는 시스템이다. 하지만 BBCOR 규제 배트와 BPF 규제 배트를 비교했을 때, 후자가 전자보다 성능이 월등히 높다. 만약 이 규제를 고교야구에 곧바로 적용하는 것은 선수들에게 상당한 위험을 초래할 것이다. 우리나라 고교 야구가 미국처럼 금속 배트를 사용할 준비가 과연 되었을까? 필자는 아니라고 본다. 과연 우리나라 야구계가 임의 검사에서 탈락한 배트를 퇴출하는 과감한 결단을 내릴 수 있을까? 독립적인 배트 성능 시험 기관이 공정하면서 동시에 누구나 이용하기 쉬운 방식으로 배트를 인증할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을까? 만약 미국의 BBCOR 제도를 직수입하면, 우리나라 고교야구 시장은 계속 미국산 BBCOR 배트를 수입할 수밖에 없다. 그러면 아마야구계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할 수 있을까? 모든 게 불확실하다.미국 아마추어 스포츠계는 지난 수십 년간 학생 선수가 ‘안전하고 즐겁게 운동을 하면서 바람직한 가치관을 형성’할 수 있는 환경을 고민해 왔다. 우리나라 야구계도 선수들이 안전하게, 오랫동안, 그리고 즐겁게 뛸 수 있는 환경이라는 목적으로 알루미늄 배트 사용을 고민하고 있을까?필자는 궁극적으로는 고교 선수가 금속 배트를 사용할 수 있기를 바란다. ‘경제성’ 때문이다. 물론 금속 배트도 오래 사용하다 보면 깨지기 마련이다. 하지만 하나의 목재로 만들어진 배트보다는 내구성이 좋기 때문에 오래 사용할 수 있다. 현재 미국 아마추어 야구에서 인기 있는 금속 배트의 가격은 약 400달러 안팎으로 형성돼 있고 나무 배트의 경우 150달러 안팎이다.사용하기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무 배트가 한 달에 한 번꼴로 부러진다고 치면 석 달이면 금속 배트 한 자루 이상의 비용을 지출해야 한다. 학생 선수에게나 학부모에게나 지속적인 지출은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부담이 쌓이다 보면 나무 배트를 망가트리지 않기 위한 소극적인 움직임이 나올 수밖에 없다. 마음 속 한 켠에 배트를 부러뜨리면 안 된다는 마음이 조금이라도 있는 타자는 거침없는 스윙을 보여줄 수 없다. 이금강 야구공작소 칼럼니스트, KBO 심판학교 9기 2023.03.22 13:24
산업

실사 마친 한화, '노조 리스크' 잠재우고 돌고 돌아 대우조선 품는다

한화그룹이 14년 전과는 달리 ‘노조 리스크’를 잠재우고 대우조선해양 인수합병을 향해 순항하고 있다. 정밀실사를 마무리 한 한화는 이제 본계약을 앞두고 있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대우조선 정밀실사를 마친 한화가 12월 중 본계약을 할 예정이다. 한화는 정인섭 한화에너지 사장 등이 지난 16일 대우조선의 핵심 생산시설인 경남 거제 옥포조선서의 첫 현장 실사를 마쳤고, 28일 정밀실사를 마무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8년 우선 인수 대상자로 선정돼 대우조선 노조의 반발로 정밀실사를 하지 못했던 것과는 정반대의 행보다. 한화는 대우조선이 자랑하는 기술이 함축된 액화천연가스(LNG)선 건조 과정을 현장에서 확인하는 등 본계약 체결을 계획대로 진행하고 있다. 한화 관계자는 “대우조선 실사를 마치고 다음 인수 절차에 들어가게 됐다. 노조의 움직임도 14년 전과는 달라져 순조롭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가 지난 9월 2조원 규모 유상증자에 참여해 경영권 지분(49.3%)을 인수하는 내용의 조건부 투자합의서(MOU)를 체결할 때만 해도 ‘노조 리스크’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그동안 인수합병을 반대한 대우조선 노조는 한화뿐 아니라 2018년 호반건설, 2019년 현대중공업의 인수 추진 때도 목소리를 내며 매각 과정에서 번번이 발목을 잡았다. 그러나 누적 적자가 7조원에 이르는 등 좀처럼 돌파구를 마련하지 못하자 대우조선의 강경노조도 다소 누그러졌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적자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에 대우조선 노조도 무조건 강하게 밀어붙이지는 못하는 형국이다. 노조원들도 이번이 매각의 마지막 기회라는 인식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한화도 노조에게 적극적으로 손을 내밀었다. 정인섭 한화그룹 대우조선 인수단 총괄은 지난 11월 15일 노조를 방문하면서 소통에 나섰다. 대우조선 노조와 한화 인수단은 인수합병과 관련해 90여분 대화를 나눴다. 대우조선 노조는 “한화그룹이 당사자 참여 보장, 고용보장, 단체협약 승계를 확약했고, 나머지 요구안은 본계약 체결 후 실무협의체를 구성해 논의하자는 등 진정성을 보였다"며 “대우조선 미래와 회사 영속적 발전을 위한 중요한 변곡점이 되리라 확신한다”고 긍정적인 메시지를 보냈다. 대우조선의 전체 직원은 9700여명이고, 이중 절반인 4800여명이 금속노조 대우조선 지회 소속 노조원이다. 한화로서는 전 직원 중 노조원이 절반을 차지하는 금속노조 사업장을 처음으로 상대하기 때문에 노사관계의 첫 단추가 무엇보다 중요한 상황이다. 순조로운 인수합병 과정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도 주목을 받고 있다. 육해공을 아우르는 종합 방위산업 기업으로 변모를 꾀하며 한화그룹의 미래 먹거리 사업에 대한 청신호를 밝히고 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공정거래위원회 등 정부 결합 심사를 거쳐 내년 상반기 내에 인수를 마무리 지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12.01 07:00
산업

한화, 번번이 발목 잡는 대우조선 '노조리스크' 해결할 수 있을까

한화그룹이 번번이 인수합병에 발목을 잡았던 대우조선해양의 ‘노조리스크’를 해결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인수 대금과 결합 이슈 등이 해결된 만큼 강경 노조와 소통이 최대 변수로 떠올랐다. 28일 업계에 따르면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을 온전히 품기까지 팽팽한 줄다리기가 예고되고 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노총) 금속노조는 27일 한화의 대우조선해양 인수에 반발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한화그룹의 특혜, 졸속 매각을 중단하라. 속도보다 방산 재벌 한화의 검증이 우선”이라고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대우조선해양의 정규직 노조는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에 속해 있다.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도 “노조와 구성원 참여 없는 일방적인 매각 발표에 분노한다. 매각 내용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노조가 참여한 가운데 진행되어야 한다”며 반발하고 있다. 금속노조는 대우조선해양 매각의 우선 협상자로 선정된 한화를 향해 우선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에 대한 470억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과 가압류 등을 포기하라며 엄포를 놓고 있다. 하청노조는 지난 6월 2일부터 7월 22일까지 51일간의 불법 점거로 대우조선에 큰 피해를 줬다. 이 장기 파업으로 대우조선 창사 이래 처음으로 배를 물에 띄우는 진수 작업을 중단해야 했다. 이에 사측은 지난달 노조 집행부 5명을 상대로 470억원의 손해배상청구 소송과 가압류를 건 상태다. 이에 대해 한화그룹 관계자는 “아직 경쟁 입찰이 진행 중이다. 노조와 관련한 문제는 본계약 이후 논의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선을 그었다. 인수합병 타임테이블에 따르면 경쟁 입찰의향서 접수가 끝난 뒤 내달 17일부터 정밀실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실사 이후 본계약은 11월 말이나 12월 초에 체결될 계획이다. 지난 2008년 우선 인수 대상자로 선정된 바 있는 한화는 당시 대우조선 노조의 반발로 정밀실사를 하지 못한 경험이 있다. 지금도 노조가 거세게 반발하고 있는 상황이라 실사가 정상적으로 이뤄질 수 있을지 우려를 낳고 있다. 대우조선의 노조리스크는 매각 과정에서 번번이 발목을 잡고 있는 모양새다. 2018년 호반건설, 2019년 현대중공업가 인수를 추진했을 때도 노조의 반대에 부딪혔다. 한화도 매각 과정에서 노조와의 진통을 어느 정도 예상했다. 하지만 강경 노조를 상대로 매각의 실마리를 어떻게 풀어갈 수 있을지 의문부호가 달린다. 재계 관계자는 “한화그룹은 노조 관계 경험이 많지 않다. 대우조선처럼 강경 노조 상대는 처음일 것”이라고 말했다. 한화는 본계약 이후 노조와의 적극적인 대화를 통해 관계를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금속노조가 계속 태클을 거는 상황이라 본계약 이전에 어떻게든 노조와의 소통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조선산업은 다단계 하청 구조 형태를 띤다. 이로 인해 정상적인 인수를 위해 한화는 금속노조 대우조선지회,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2개의 노조와 상대해야 한다. 조선하청지회는 파업 철회 이후에도 시민단체들과 함께 고용승계 합의 이행을 위해 국회에서 단식농성을 하며 투쟁하는 모습을 보였다. 그리고 노란봉투법 제정을 위해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노란봉투법은 파업 노동자들에게 손해배상 소송과 가압류를 제한하는 내용의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개정안'을 뜻한다. 21대 국회에서는 대우조선 하청업체 노조의 파업의 계기로 총 8건의 노란봉투법이 발의된 상황이다. 김두용 기자 k2young@edaily.co.kr 2022.09.29 07:01
경제

‘박태준 지우기’ 나선 최정우, 포스코 근간 통째로 흔드는 이유는

포스코의 근간이 흔들리고 있다.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의 무리한 ‘박태준 지우기’ 시도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지주사 체제 전환으로 홍역을 치렀던 포스코는 정체성마저 부정하며 혼란을 가중시키고 있다. 54년 교육받던 정체성 하루아침에 뒤집어 ‘멘붕’ 18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 정신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포스코는 ‘제철보국(철을 만들어 국가에 보답)’ 신념으로 대한민국의 근대화에 크게 기여했다. 포스코는 무상 대일청구권 자금으로 포항에서 첫 발을 내디뎠다. 그렇게 포항은 한국 철강산업의 첫 시발점이 됐고, 이후 한국 경제발전의 큰 축을 담당했다. 포스코 신입사원들과 임직원들은 매년 이런 역사를 토대로 뿌리내린 정체성과 제철보국 창립정신에 대한 교육을 받는다. 그리고 국민기업으로서 국가를 위한 희생과 헌신을 바탕으로 성장했다. 그러나 지난 6일 지주사 포스코홀딩스 경영전략팀 ‘포스코그룹 정체성’이라는 이름으로 발송된 메일 한 통에 포스코의 역사가 통째로 부정당했다. 포스코홀딩스는 “무상 대일청구권 자금의 10%인 3080만 달러(당시 기준 121억 원)가 포항제철소 1∼2기에 건설됐지만 민영화 과정에서 정부 보유지분 매각으로 2163억 원이 환수됐고 제철소 건설에 사용된 유상 청구권 자금 8870만 달러는 1996년까지 원금과 이자를 상환했다”며 “포스코는 2000년 10월 4일 산업은행이 마지막까지 보유한 2.4%의 지분을 매각함으로써 완전한 민간기업이 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민영화가 완료된 지 20년 이상 경과됐음에도 여전히 국민기업이란 모호한 개념으로 회사 정체성을 왜곡하고 다른 민간기업과 대비해 과도한 책임과 부담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고 주장했다. 최정우 회장은 모두가 갖고 싶어 하는 ‘국민기업’이라는 타이틀을 거부하고 있다. 한대정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수석부지회장은 “선조의 목숨값으로 포스코가 세워졌기 때문에 국민기업으로서 희생과 헌신을 해야 한다는 54년간 이어졌던 이념이 하루아침에 바뀌었다”며 “국민과 시민을 걷어차고 손바닥 뒤집듯 정체성을 부정하는 주장에 임직원들은 그야말로 멘붕 상황”이라고 말했다. 친환경 소재기업으로 미래를 준비한다는 명목으로 지주사 체제로 전환했지만 정체성과 창업정신을 부정하는 등 큰 틀에서 ‘박태준 지우기’가 진행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포스코지회는 박태준 창립자가 강조해왔던 교육사업의 운영비 중단도 이 같은 일환으로 보고 있다. 한대정 수석부회장은 “박태준 회장은 9조2000억 원 규모를 교육사업에 투자하면서 포항과 포스코의 미래를 준비했다. 하지만 최정우 회장은 올해 포스코와 연관된 16개 사립학교의 운영비 지원을 중단했다”며 “300억 원의 운영비가 들어가는 교육사업을 중단하고 국공립으로 전환하겠다는 의사를 밝히면서 자체적으로 교육재단을 버렸다”고 주장했다. 독재 시도 반발, 지역민의 ‘총궐기대회’ 포항 시민과 단체들도 최정우 회장의 ‘일방통행’에 집단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강창호 포스코 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은 “오는 21일 최정우 회장 퇴진을 위한 총궐기 대회를 준비하고 있다. 1만 명의 규모로 포항 포스코 본사 앞에서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포스코가 지주사 포스코홀딩스 서울 설립 계획을 철회하고 화해 의사를 전하자 다소 누그러졌던 포항 시민들은 최정우 회장의 배신에 치를 떨고 있다. 강창호 위원장은 “4월 7일 포스코케미칼의 착공식 날 최정우 회장이 포항 시민들과의 만남을 바로 전날 돌연 취소했다. 포항 시민들은 환영회 피켓 등을 만드는 등 그동안의 오해를 풀려고 기다렸지만, 오히려 최정우 회장은 포스코의 정체성마저 부인하고 나서 분노감을 더욱 키우고 있다”고 탄식했다. 최정우 회장은 취임 이후 포항 시민들과의 소통을 거부하고 있다. 전대 회장들이 포항 시민들과 다져온 연대의식을 부정하는 등 포항 체제를 탈피하기 위해 ‘마이웨이’를 외치고 있다. 포스코지회와 범대위는 “최정우 회장이 포스코의 근간마저 흔드는 권한이 있는지 모르겠다. 임직원과 시민들은 지금의 사태를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며 “본인의 독재를 위한 불순한 의도가 의심되고 있다”고 한 목소리를 냈다. 포스코홀딩스는 정체성 뒤집기 논란에 대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에 따라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의 인식전환을 위해 내부 구성원들을 대상으로 설명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4.19 07:01
경제

포스코 최정우 '헛발질', 뜬금없는 국민기업 타이틀 보이콧

최정우 포스코그룹 회장이 뜬금없이 ‘국민기업’ 탈피를 주장하고 나서 논란이 일고 있다. 포스코 구성원과 포항·광양 시민 등과 논의 없는 경영진들의 ‘일방통행’에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14일 포스코 등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는 지난 6일 임직원 1만7400여 명에게 ‘포스코그룹 정체성’이란 이메일을 통해 국민기업이란 멍에를 벗어던져야 한다는 내용을 강조했다. 포스코홀딩스는 “포스코는 2000년 10월 4일 산업은행이 마지막까지 보유한 2.4%의 지분을 매각함으로써 완전한 민간기업이 됐다”며 “민영화가 완료된 지 20년 이상 경과됐음에도 여전히 국민기업이란 모호한 개념으로 회사 정체성을 왜곡하고 다른 민간기업 대비 과도한 책임과 부담을 요구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이어 “국민기업이란 왜곡된 주장을 바로 잡고 친환경 미래소재 대표기업으로 정체성을 명확히 인식할 수 있도록 설명자료를 작성했다”고 덧붙였다. 포스코홀딩스 측은 ‘공기업으로 출범했으므로 국민기업’이란 주장에 대해 “경제가 발전하면서 시장원리가 적용되는 분야는 민영화됐다”며 “대한석유공사는 SK이노베이션, 한국중공업은 두산중공업으로 바뀐 사례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경영권을 행사하는 지배주주가 없다'라거나 '국민연금이 최대주주라서', '대일청구권 자금이 사용됐기 때문에', '정부의 보호와 육성으로 성장해서' 국민기업이란 주장은 잘못됐다”고 반박했다. 대한석유공사의 경우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직접 인수해 SK이노베이션이 된 사례다. 지난 연말 기준으로 국민연금이 9.25%로 포스코홀딩스의 최대주주다. 현 경영진의 지분은 미미하고, 우리사주조합이 1.45%를 보유하고 있다. 한대정 금속노조 포스코지회 수석부지회장은 “얼토당토않은 논리로 국민기업이 아니라고 주장하고 있다. 최정우 회장의 논리라면 차라리 포스코홀딩스의 외국인 지분이 52%가 넘는데 ‘외국계 회사’라고 주장하는 게 더 맞지 않냐”며 혀를 찼다. 포스코홀딩스 측은 “무상 대일청구권 자금의 10%인 3080만 달러(당시 기준 121억원)가 포항제철소 1∼2기에 건설됐지만 민영화 과정에서 정부 보유지분 매각으로 2163억 원이 환수됐고 제철소 건설에 사용된 유상 청구권 자금 8870만 달러는 1996년까지 원금과 이자를 상환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그룹은 지주사 전환 뒤 친환경 소재기업을 표방하며 미래 준비를 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는 “더는 국민기업이란 이름으로 포스코를 향한 부당한 간섭과 과도한 요구는 없어져야 한다. 포스코 애칭은 '국민기업'이 아니라 친환경 미래소재 분야의 '국가 대표기업'이 돼야 한다”며 쐐기를 박았다. 이 내용이 알려지자 경북 포항의 사회단체와 시민들은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강창호 포스코 지주사·미래기술연구원 포항이전 범시민대책위원회 위원장은 “포스코의 뿌리마저 부정하고 있다. 부모 세대의 피땀과 눈물, 제철보국의 창업정신을 거역하는 최정우 회장의 억지 주장에 불과하다”며 “최정우 회장은 포스코 리더로서 자격을 상실한 만큼 집행부 회의를 통해서 퇴진 운동을 추진할 것이다. 지난 2월 총궐기 대회 때 준비했던 최정우 회장의 화형식 퍼포먼스도 준비하고 있다”며 분노했다. 포스코 임직원들도 집단적으로 반발하고 있다. 한대정 수석부지회장은 “구성원들과 어떤 교감도 없는 경영진들의 일방적인 주장이다. 모두가 갖고 싶어 하는 ‘국민기업’ 타이틀을 내던진다는 건 최정우 회장의 독재를 위한 작업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탄식했다. 직장인의 익명 커뮤니티인 블라인드에서도 포스코 직원들의 성토가 이어지고 있다. ‘포스코그룹 정체성’ 이메일을 받은 직원들은 “임원진 마음대로 주무르는 회사”, “사람 한 명이 망친 회사”라며 비판의 강도를 높이고 있다. 김두용 기자 kim.duyong@joongang.co.kr 2022.04.15 07:01
경제

러시아산 수입 비중 50% 이상 62개…대게는 100%

러시아 수입 의존도 상위 주요 품목. 연합뉴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를 상대로 미국과 유럽 등이 잇따라 경제 제재에 나서면서 우리나라도 영향권에 진입한 것으로 나타났다. 러시아산 수입 비중이 50% 이상인 품목이 62개에 달했다. 정형곤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 선임연구위원은 러시아에서 수입한 품목을 분석한 결과, 에너지·금속류·수산물 등에서 러시아산 의존도가 높게 집계됐다고 1일 밝혔다. 지난해 우리나라는 2075개 품목을 러시아에서 들여왔다. 금액으로 따지면 173억5000만 달러(약 21조원) 규모다. 러시아 의존도가 20% 이상인 수입품목은 118개로 조사됐다. 가장 많은 비중을 보인 품목은 나프타(43억8000만 달러)다. 러시아산이 해당 품목 전체 수입액(187억 달러)의 23.4%를 차지했다. 나프타는 석유화학공업의 원료로 쓰이며, 일부는 암모니아를 합성해 비료나 도시가스에 사용된다. 석유와 역청유 중 섭씨 15도에서 비중이 0.847 초과 0.855 이하인 것(28억8000만 달러)은 러시아산 비중이 92.6%, 반도체 생산에 쓰이는 팔라듐(5억 달러)은 러시아산 비중이 33.2%였다. 원자력 발전에 쓰이는 우라늄235를 농축한 우라늄(2억5000만 달러)도 전체 수입액 중 33.8%가 러시아산이다. 수산물은 러시아산 의존도가 훨씬 더 높게 나왔다. 대게는 100%다. 다음으로 명태(96.1%)·대구(93.6%)·명란(89.2%)·북어(92.7%) 등이 뒤를 이었다. 우크라이나산 수입 의존도가 20% 이상인 품목은 해바라기씨유(54.8%)·크립톤(30.71%)·금홍석(30.1%)·네온(23.0%) 등 16개로 집계됐다. 크립톤과 네온은 반도체 공정에 필요한 희귀가스다. 우리나라 수입 전체로 따지면 러시아가 차지하는 비중은 2.8%에 그친다. 다만 러시아 의존도가 매우 높은 품목이 많아 대체재를 마련하는 등 하루빨리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형곤 선임연구위원은 "글로벌 공급망 문제에 있어서는 금액보다 어느 한 나라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품목을 주의해야 한다"며 "범용 제품의 경우 대체 수입국을 찾을 수 있겠지만 비용이 커질 것이다"고 말했다. 정길준 기자 jeong.kiljhun@joongang.co.kr 2022.03.01 14:40
브랜드미디어
모아보기
이코노미스트
이데일리
마켓in
팜이데일리
행사&비즈니스
TOP